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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잇는 나눔가게 34호점, 정고집
본문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배려해 주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 이웃들이 또 하루를 웃으며 살아가길
● 정고집(태백시 장성시장 1길 6-19, ☎ 033-581-3378, 대표 정원숙)
■ 행복잇는 나눔가게에 동참해 주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엔 그저 마음 한켠에서 시작된 생각이었어요. “나도 후원을 해볼까?” 그런데 막상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멀리 해외로 마음을 보내기엔 뭔가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전한 마음이 진짜 필요한 누군가에게 잘 닿을 수 있을까? 그걸 내가 확인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복지관에서 일하시는 직원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어요. 그분이라면 잘 알겠다는 생각에 조심스레 물어봤죠. 그때 처음 들었던 ‘행복잇는 나눔가게’라는 게 마음 깊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곧장 참여하겠다고 연락했죠.
무엇보다 마음이 끌렸던 건, 복지관은 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에요. 어느 날은 버스를 타고 복지관 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봤고, 또 다른 날엔 장성 쪽에서 이용자분들과 직원들이 함께 나들이하는 장면도 보았어요. 소풍 나온 듯 밝게 웃는 얼굴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장난도 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풍경이 제 마음에 신뢰를 쌓아 준 것 같아요. 내가 후원하면, 이분들이 또 하루를 웃으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후원을 결심한 것 같아요.
사실 후원을 해도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모를 때가 많잖아요. 하지만 복지관은 직접 알 수 있잖아요. 함께 살아가는 장애인 이웃들의 한 끼 식사가 되고, 즐거운 영화 한 편이 되고, 카페에서 함께 나누는 음료 한 잔이 되는 걸 직접 볼 수 있었죠.
제가 이 일에 더 마음이 가는 이유는 가족 중에 장애인이 몇 명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인지 어디에서도 눈길이 가요. 이 길은 휠체어가 지나가기 불편하지 않을까? 이 시설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그런 것들이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가족을 떠올리게 되고요. 어쩌면 제 마음이 편해지자고 시작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요즘엔 주위를 보면 저처럼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고민만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 따뜻한 연결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조금씩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지역사회도 훨씬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테니까요.
네, 맞아요. 저는 늘 ‘같이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왔어요. 이웃이라는 건 그냥 같은 동네에 사는 사람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서로 인사도 나누고, 안부도 묻고, 때로는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건네며 살아가는 관계요.
우리 가게에 방문해 준 복지관 직원분과 잠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제가 봉사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예전부터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거든요. 그때 직원분께서 무료급식 배달 자원봉사를 소개해 주셨어요. 이야기만 들어도 마음이 끌렸고, 바로 참여해 보기로 했죠. 그렇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조금 긴장도 됐어요. 낯선 분들을 직접 찾아뵙고 식사를 전해드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또 제가 그분들에게 실수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너무 따뜻한 시간이더라고요. 음식을 전해드리면서 “안녕하세요, 식사 가져왔어요” 하고 인사를 드리면, 대부분의 이용자분들이 정말 환하게 웃으시면서 반겨 주세요. 그런 반응을 마주하면, 제가 오히려 더 힘을 얻는 기분이 들어요.
몇 주 동안 봉사하면서 그런 순간들이 하나둘 마음에 쌓였어요. 지금은 몸이 조금 안 좋아져서 쉬고 있지만, 언젠가 그렇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에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이후에도 복지관 활동에 꾸준히 관심을 두고 계신가요?
네, 오히려 그 이후로는 복지관 소식지를 더 꼼꼼히 챙겨보게 됐어요.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내용들도, 이제는 ‘내가 또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더라고요.
누군가는 큰돈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또 누군가는 시간을 내서 함께하는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잖아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 일상 안에서 가능한 범위 안에서 도움이 되고 싶어요. 그게 때로는 후원이 될 수도 있고, 자원봉사가 될 수도 있겠죠.
복지관에서 마을 사람들과 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도 뭔가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거창한 활동이 아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저 일상 속에서 함께 웃고, 소소한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것들요. 예를 들어 제가 멸치볶음을 만든다고 하면, 누군가 함께 양념을 만들고, 또 다른 사람은 곁들일 반찬을 준비하는 거죠. 그렇게 다 같이 만든 음식을 둘러앉아 나눠 먹는 한 끼, 그 자체가 얼마나 따뜻한 시간일까요.
제 친정어머니께서 몸이 아프신데, 자꾸 무기력해지신다고 말씀하셨어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몸이 아프니까 누군가 밖으로 부르지도 않고, 스스로도 나가기가 어려운 거예요. 힘드니까 점점 더 움츠러들게 되죠. 문 밖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게 필요하단 걸 알고는 있지만, 막상 그 한 걸음을 떼는 게 정말 쉽지 않잖아요. 지역의 재가 장애인분들도 비슷한 상황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더욱 ‘함께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느껴요. 한 번 가고, 두 번 가고, 계속 다가가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 한 분쯤은 마음을 열고, 집 밖을 나와 지역사회로 걸어 나와 주시지 않을까요?
사람들은 말하죠.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고요. 맞아요, 분명 바뀌었어요. 하지만 살아오며 쌓인 부정적인 경험과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아요. 그래서 조심스럽고, 그래서 망설이게 되는 거겠죠. 조금만 기다려 주면 이분들 역시 다른 이웃들처럼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고, 활동할 수 있잖아요. 이런 점을 지역 이웃들이 함께 알고 있으면 좋겠어요.
서로가 서로를 조금씩 배려해 주는 그런 사회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 길에 함께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따뜻한 나눔 문화 확산에 동참하고자 하는 가게는
복지관 홈페이지와 전화(☎ 033-582-7048)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신청 링크 하단 첨부)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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